제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나요? 알게 모르게 애플이라서 이번에도 깜짝 놀라게 해줄 거라는 이상한 기대감이었는지도..그만큼 실망도 컸던거 같습니다.
우선 오늘 발표된 내용으로 애플 TV에 대해서 살펴보면.
일단 잡스는 애플 TV를 소개하면서 "사람들은 또 하나의 컴퓨터를 원하는 것이 아니며,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길 원한다."라고 말했습니다. 이 말 한마디에 애플의 TV 전략이 있다고 보입니다.
엄청나게 보수적이고, 수동적인 TV 형태를 획기적으로 바꾸기 보다는 본연의 기능인 엔터테인먼트 기능에 촛점을 맞춰서 그들만의 장점인 앱스토어도 버리고, 다운로드 방식도 버리는 등 정말 핵심 기능에 집중했습니다. 그렇게 해서 제품크기도 80%나 줄였다고 하네요. 애플 A4칩을 탑재해서 HD급(720)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하네요. 디자인은 정말 애플스럽게 심플합니다.
한손에 쏙 들어옵니다. 뒷면에는 전원, 인터넷 포트, HDMI, optical Audio를 가지고 있습니다. 그냥 전원 꼽고, 인터넷 선 연결하고 TV와 HDMI로 연결하면 끝... 정말 심플하죠? 딱 이것만 해야해..이런 느낌...^^
리모컨도 역시 심플합니다. ^^ (이 리모컨은 맥북 프로에서도 이용가능할까요? 궁금해서요..가능하다면 가격은 정말착한듯..^^)
디자인은 일단 맘에 듭니다. 팬이없기 때문에 조용할 거 같고, 작아서 눈에 거슬리는 일도 없을 거 같네요.
가격($99)도 성능대비로 참 착한 가격같습니다. 리모컨도 있고..
자 이제 아주 중요한 컨텐츠를 보겠습니다.
현재 ABC, ABC Family, Fox, Disney Channel , BBC America와 계약을 맺었고 넷플릭스나 유튜브 컨텐츠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. 가격은 에피소드 한편당 99센트. 싼 가격일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선 비싼 가격으로 인식될 가격입니다.(일단은 우리나라에서 시청이 가능한지도 궁금하네요.) 영화는 HD급영화는 $4.99에 대여하여 30이내에서만 시청할 수 있습니다. 일단 컨텐츠는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. 또한 가격 경쟁력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. 99센트면 아주 싼 가격일 수는 있으나 글쎄요. 에피소드 한편에 99센트면 24편의 에피소드를 다 본다고 하면 거의 $23정도 되겠네요. 다른 사업자들과의 컨텐츠 가격 경쟁력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.
여러가지 기능을 버리는 대신에 N-Screen 전략을 가지고 가는 것 같습니다. 오늘의 애플TV나 이전 애플 TV의 큰 차이점은 이전 애플TV 시기에서는 애플TV와 연계할만한 그들의 제품들이 별로 없었는데, 이젠 연계할만한 제품들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.
에어플레이(AirPlay)라는 기술을 이용해서 여러 디바이스(아이폰, 아이패드, 아이팟터치, PC)에서 시청하던 영상을 애플TV를 통해 TV의 큰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됩니다. 또한 여러 디바이스에서 리모컨 앱을 통해서 애플 TV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.
제 주관적인 결론
입니다.
1. 기대했던 것 만큼 디자인이나 가격은 마음에 듭니다.
2. 컨텐츠가 다양하지 못하며 가격도 아주 매력적이지는 않습니다.
3. 에어플레이 기술을 이용한 N-Screen 전략은 상당히 마음에 드는 내용입니다만, 다른 사업자들도 이미 N-Screen전략을 취하고있으며, 특별히 다른점을 아직 찾기 힘듭니다.
4. 아이패드나 아이폰등을 통해서 TV를 제어할 수 있어 기존 리모컨 방식에 비해 다양한 UX를 제공할 수 있으나 이런 방식은 다른 사업자들도 제공하고 있는 기술이며, 그들보다 월등히 좋다라고는 아직 평가하기 힘듭니다. 사실 뭔가 혁신적인 TV UX를 기대했었는데요. 구글은
음성인식이라도
음성인식이라도 보여줬는데.
5. 앱스토어 : 금일 발표에서는 앱스토어 내용이 빠졌는데, 아쉬운 점입니다만 A4칩을 내장하고 있기때문에 조만간 잡스가 "취미가 아니다"라고 말할때쯤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앱스토어 기능도 제공할 듯 합니다. 만약 TV는 그저 Screen이라는 전제하여 아이패드나 아이폰을 통해서 TV관련한 여러 부가 기능을 선보이려고 했다면 앱스토어는 꼭 필요한 기능입니다만 아직은 지원되지 않네요.(N-Screen 전략을 강화하려면 앱스토어는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, TV는 단지 큰 Screen으로 이용하고 다른 Device들로 TV와 연계하는 모델은 요즘 여러 사업자들이 많이 시도중입니다.)
6. 애플 TV는 아직은 스마트TV라고 부르기에는 힘들겠네요. 좀 진화한 OTT STB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. 그래서 아쉬움이 남습니다. 뭔가를 보여줄 거라고 믿었는데 그 뭔가가 빠져있네요.. 여전히 그 뭔가를 위해 고민을 해야 하는 군요.
애플 TV는 어느정도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. 그 이유는 TV 본연의 기능에 집중했다는 점과 가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. 가격이 $299만 되도 분명 실패할 것입니다. 잡스도 그걸 알았겠죠. 디자인만 예쁜 STB를 비싸게 판다는 것은 무리입니다. 비싸게 팔려면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하는 데 그게 없네요.(N-Screen전략은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군을 가지고 있는 애플에게 있어서 상당한 장점입니다.) 따라서 애플은 가격을 싸게 해서 TV시장에 일단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.
그들은
자신들의
자신들의 브랜드강점, TV기능 집중, 싼 가격 때문에 어느 정도 시장 진입에 성공할 가능성도 높고, 더이상 애플의 취미 사업은 아니게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.(우선은 컨텐츠로 수익모델을 잡은듯 하네요.) 다만 컨텐츠 문제때문에 국내에서는 성공하기 힘들거라고 보입니다.
애플TV는 현재 TV시장에 아주 충실한 제품일 수는 있으나, 혁신적인 제품은 아닙니다. 혁신적인 제품이 꼭 시장에 승리하라는 법은 없으니 어떻게 될지는 좀 지켜봐야 겠습니다.